국궁(詩)/습사(習射)

내 활을 쏘다..

활, 시리우스(弓痴) 2021. 3. 31. 10:13

설자리(射臺)에선 몸가짐 마음가짐.
몸도 마음도 바빠서는 않된다.

힘을 잔뜩 머금은 분문()
다섯발가락으로 방렬(列)하라!

살먹이기가 몰아(沒我)로 가는 기점이니,

아무렴.. 허투로 할 순 없지.

활대와 시위에 걸린 살을
가슴통 한가운데 품고 겨냥한다.

누가 뭐래도 내 밀고 당김의
멈춤이 만작(滿酌)이다!

오만가지가 멈춘
지촉(知鏃)의 순간에 굳히고 잠궈라!

두 힘이 활저울 위에서
시나브로 당기다 터져 버려야 한다.

포물선을 그린 빠른 살찌라야
살이 놀라지 않는다.

빈 하늘을 비집는 소리가 나야
맞은 살이 튕겨 오늬부터 떨어진다!

맑은 쏘임소리 후 관중(貫中) 소리 들리면
나는 내 활을 쐈다 하겠다.


☞ 분문() : 똥구멍.(명사) "항문(肛門, 위창자관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구멍)"을 속되게 이르는 말


방렬(列) : 포병 진지에서 화포를 사격 대형으로 정렬하는 .


시나브로 :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 지촉(知鏃) : 만작 상태에서 화살촉 ‘상사’ 부위가 줌손의 구부린 엄지손가락 첫마디와 닿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