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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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詩)/활터의 사계

황학정(黃鶴亭)의 가을..

활, 시리우스(弓痴) 2022. 9. 20. 14:49

아무때고 황학정(黃鶴)에 가면
과거와 현재가 층층이 쌓여있다.

우두커니 서 있는 과녁 삼형제 너머
병풍 같은 마천루(摩天樓)가 버티고

감투바위 아래 젖은 풀잎사이로
돋보이는 꽃무릇에 윤이 난다.

활꾼의 시위가 차오르고
살()이 한 배를 얻을 즈음

시수꾼의 옅은 미소가
과녁을 향해 번진다.

사우회관(射友會館) 유리창 속에
벌써 가을 활터가 걸려있다.

 

 

[사진] 황학정 박하식 접장님.

[사진] 황학정 김진영 여무사님.

※ 시 해설

가을 하늘아래 활터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황학정 사우회관(射友會館)에 서있는 필자를 기점으로 원경(景)에서 부터 점점 시각이 근경(景)으로 [마천루-과녁-감투바위-설자리- 사우회관]옮겨 온다.

※ 용어해설

☞ 마천루(摩天樓) : 과밀한 도시에서 토지의 고도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만들어진 주로 사무실용의 고층건물.

☞ 시수꾼 : 일획(一劃) 50시에서 30시(矢)이상 맞히는 사람.

☞ 한 배 : 화살이 제턱에 가는 것, 즉 좌우측의 편차와는 관계없이 과녁이 서 있는 곳까지 화살이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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