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국궁(詩)/습사(習射) (5)
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교전(交戰) 습사와 평시(平時) 습사는 그 질(質)이 다르다. 그와 병사들이 날렸던 살기(殺氣) 지금 내가 날리는 운치(韻致) 격랑(激浪)의 파도 위에 격군(格軍)들의 노 젓는 소리 편편한 설자리에서 튕겨지는 시위 소리 푸른 가을 하늘 옥빛 바다 위시공(時空)을 넘어 무수한 살찌 사이로 내 살찌 하나 보태고 왔다. 깊은 밤 수루(戍樓)에 홀로 앉아 있으면 애 끊는 그 피리소리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설자리(射臺)에선 몸가짐 마음가짐. 몸도 마음도 바빠서는 않된다. 힘을 잔뜩 머금은 분문(糞門) 다섯발가락으로 방렬(放列)하라! 살먹이기가 몰아(沒我)로 가는 기점이니, 아무렴.. 허투로 할 순 없지. 활대와 시위에 걸린 살을 가슴통 한가운데 품고 겨냥한다. 누가 뭐래도 내 밀고 당김의 멈춤이 만작(滿酌)이다! 오만가지가 멈춘 지촉(知鏃)의 순간에 굳히고 잠궈라! 두 힘이 활저울 위에서 시나브로 당기다 터져 버려야 한다. 포물선을 그린 빠른 살찌라야 살이 놀라지 않는다. 빈 하늘을 비집는 소리가 나야 맞은 살이 튕겨 오늬부터 떨어진다! 맑은 쏘임소리 후 관중(貫中) 소리 들리면 나는 내 활을 쐈다 하겠다. ☞ 분문(糞門) : 똥구멍.(명사) "항문(肛門, 위창자관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구멍)"을 속되게 ..

죽시(竹矢)에 붙이는 깃은 꿩의 깃털로 만들어 살(矢)은 마치 꿩이 머리를 틀어 박듯 푸른 하늘을 날다 냅다 떨어진다. 꿩 치(雉)자가 화살 시(矢)를 품은 이유다. 새장에 가두어도 길들여 지지 않는 꿩 처럼 활쏘기엔 타협이 없어야 한다. 활쏘기를 마친 후엔 꿩 구워 먹은 자리처럼 마음 속의 앙금이 없어야 한다. ※ 용어해설 ☞ 앙금 :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개운치 아니한 감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꿩 구워먹은 자리 : 어떠한 일의 흔적이 전혀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몸 속 세포를 채우는 공기를 느끼며호흡을 통제하라! 호흡이 통제되야마음이 통제된다.!이 무의식(無意識)의 순간에연삽하게 내라! 심장 소리를 듣고날숨이 멎는박동과 박동사이에발시하라! 타겟이 작아야조금 빗나간다.!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