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국궁(詩)/활 과 인생 (3)
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끊어질 듯 우직거리는 시위 절대 부러지지 않는 아랫장 덕에 들숨과 날숨 사이에서 탄생한살(矢)은 출전피(出箭皮)를 떠난다. 살(矢)이 곧장 가는 것 처럼 보여도 이리저리 헤엄치 듯 날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촉바람 어떤 때는 오늬바람 눈비를 뚫기도 하고....., 포물선을 그린 살(矢)이 정점에 오른 그 순간부터 탄성은 사라지고 살(矢)은 자유낙하를 시작한다. 촉이 과녁에 맞닿는 순간 내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시위와 아랫장의 헌신이 헛되지 않았음을......, 하나의 살(矢)은 한 사람의 인생(人生)을 닮아 있다. ☞ [편집자 주]▲ 출전피[出箭皮] : 활을 쏠 때, 화살이 닿는, 활등의 가운데에 붙인 가죽 조각.▲ 촉바람 : 안 바람. 과녁에서 사대로 부는바람으로 촉바람이란 근래에 붙여진 말..
줌손은 밀고 또 밀고 끝 까지.. 깍지손은 당기고 당겨 끝 까지.. 굳히고 발시(發矢) 전까지 끝 까지.. 과녁에 눈 떼지 말고 끝 까지.. 살이 떠났어도 잔신(殘身)까지 끝 까지.. 우리 삶도 포기 하지 말고 끝 까지..
오해는 쏜 살 같이 풀리고 이해는 관중(貫中)처럼명백해지기를......, 편견(偏見)은 오늬에 실어날려 보내고 어짊과 너그러움은시위처럼 다시 제 자리에......, 의무와 권리가설자리처럼 평평하고 사람의 무겁기가장초석과 같아져라. 사람에 대한 미움은과녁마냥 튕겨버리고 사랑의 눈길은궁대 매듯 묶어 두기를......, 배려하는 손길은깍지손 젖히듯 넓게 펼치고 감사하는 마음은줌손 버티듯 견고하게......, 존경과 자애는 잔신(殘身)처럼 길게 여운을 남겨라! 사람의 바르기가화살과 같아져라. ☞ 용어 해설 √ 잔신(殘身) : 화살은 몸을 떠났지만 마음은 떠나면 안 된다.발시를 하고 난 뒷동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