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나는 살(箭)이다. 본문
나도 내가 언제 떠날지 알지 못한다.
나는 언제나 어두운 통속에
거꾸로 서 있거나
떨어질 듯 허리춤에
반 쯤 매달려 있다.
시시때때로 뒷꿈치를 잡힌나는
그 덕에 자세를 곧추 세울순 있지만
덜미를 잡힌 토끼처럼
이내 뻣뻣해지고 만다.
어색한 각도로 들린 몸을 겨우 가누고
그나마 안정될 무렵......,
스르르 뒤로 밀리나 싶더니
이미 사선(射線)에 걸린 내 몸뚱아리
앞뒤를 짜는 익숙한 손길
미세한 떨림마저 멈춘
바로 이 순간......,
하지만
나도 내가 언제 떠날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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