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나는 살(箭)이다. 본문

국궁(詩)/활쏘기

나는 살(箭)이다.

활, 시리우스(弓痴) 2016. 5. 23. 10:52

나도 내가 언제 떠날지 알지 못한다.

 

 


나는 언제나 어두운 통속에

 

거꾸로 서 있거나


떨어질 듯 허리춤에

 

반 쯤 매달려 있다.

 

 

 

시시때때로 뒷꿈치를 잡힌나는


그 덕에 자세를 곧추 세울순 있지만

 

덜미를 잡힌 토끼처럼


이내 뻣뻣해지고 만다.

 

 

 

어색한 각도로 들린 몸을 겨우 가누고


그나마 안정될 무렵......,

 

스르르 뒤로 밀리나 싶더니

 

이미 사선(射線)에 걸린 내 몸뚱아리 

 

 

 

앞뒤를 짜는 익숙한 손길

 

미세한 떨림마저 멈춘 

 

바로 이 순간......,

 

하지만

 

 

나도 내가 언제 떠날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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