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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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詩)/황학정(黃鶴亭)

활 쏘러 가는 길..

활, 시리우스(弓痴) 2016. 5. 19. 14:06

비 오는 날엔 활 쏘러 가고 싶다.

기왕이면 걸어서 가고 싶다.

시장 통을 헤집고 숲길을 건너서

구중심처(九重沈處) 숨어있는 두루미 활터(黃鶴亭).

 

발걸음은 아직 종로도서관인데

마음은 이미 과녁에 꽂혀있다

오늬가 시위를 먹기도 전에.....,

 

 

활 쏘러 가는 길은 주저함이 없다.

친구 넘 한잔 하자는 소리도

거짓부렁 바쁘다고 손사래를 친다.

아무리 바빠도 쏜 살 보다 바쁠까?

 

발 디딤은 아직 설 자리(射臺)인데

눈치는 이미 무겁터를 넘었다.

과녁이 살을 먹기도 전에.....,

 

몇 순 쏘고 모른 척  

헐레벌떡 달려온 내 얼굴엔

비난의 화살이 박힌다.

 

햇살이 쏟아지는 날에도  

활 쏘러 가고 싶고

바람 부는 날도, 눈 오는 날도 ......,

아니 그냥 맨날 활 쏘러 가고 싶다.

 

 

용어 해설

√ 오늬: 화살을 시위에 걸어 끼우기 위한 부품(Nock).

 

√ 무겁터: 과녁 앞에 웅덩이를 파고 들어 앉아 적중 여부를 확인하는 장소.

 

√ 순():활 쏘기에서 각 사람이 각각 화살에 다섯 대 까지 쏘는 한 바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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