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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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궁(詩)/활터 풍속

집궁(執弓)..[2013년 황학정 집궁 10주년 기념시]

활, 시리우스(弓痴) 2022. 9. 30. 10:48

사냥꾼의 가쁜 가래질에
뻘 속 새까만 숨구멍마저
틀어 막혔을 때

소스라치게 놀라
살길을 찾는

낙지의 잽싼 몸놀림처럼

연신 일상(常)이 짓누르는
먹먹함을 피해
활터에 몸을 기댔다.

'활'은 말 그대로 나를
펄떡거리게 만들었고
'터'는 멍석을 깔아 주었다.

온새미로 활터에 녹아들었고
놓칠 수 없어
줌통쥐듯 움켜잡았다.

홍심(心)에 이끌려
빠알간 불빛도 보고
촉에 묻어 온 붉은 빛깔에 웃어본다.

깊고 엄혹한 골짜기에 부는 바람
돌과 나무 그리고 사람
나는 활터의 일부가 되었다.

 

 

※ 용어해설

 

☞ 줌(통) : 활을 쏠 때 손으로 잡는 활 가운데 부분. 일명 줌통. 쥐다에서 유래.


홍심(紅心) : 과녁에서 붉은 칠을  동그란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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