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내가 '시'를 쓰게 된 동기와 이유에 대하여.. 본문
대학에서는 항해학을 전공 하고 평생을 컴퓨터와 관련된 일로 밥벌이를 하면서 살아온 내가 생뚱맞게 시를 써 보겠다는 마음을 먹은 계기는 '활'에 있다. ㅎㅎ 2013년 처음으로 황학정 국궁교실에서 활 공부를 시작하면서 우리 활과 관련해서 너무나 많은 순 우리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점 그 용어의 의미에 빠져 들게 되었다.
말이 나왔으니 대충 한번 읊어 보면 우리 몸에 대한 이야기인데 범아귀를 필두로 죽머리,중구미,불그름,가슴통,줌손,등힘.. 너무도 낯설지만 활쏘기를 함에 있어 매우 주요한 신체의 일부가 고스란히 우리말로 남아 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실은 우리 신체에 대한 순우리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순 우리말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분야가 우리 '활'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해본다.
또 활은 보시기에 다소 정적인 운동일 수 있으나 정작 활을 내는 행위에 있어서는 신체는 물론이고 오장육부까지 맹렬하게 반응하는 동적인 운동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시상이 떠 올랐다고 해야 되나? ㅎㅎ
활이 민족 고유의 무술이라는 점에서 그와 관련된 수 많은 고사는 물론이고 동호인 만이 느낄 수 있는 공통된 감성을 깨우다 보면 어느덧 한 편의 시가 완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불현듯 멍 때리다 보면 머릿속에서 화살이 지나가듯 스쳐 지나가는 시어가 저 멀리 달아나기 전에 메모장이나 수기로 얼른 적어 두는 경우도 많았던 것 같다.
활을 배우기 전 40여년 동안 시를 써 본적도 없는데 활을 배우고 난 후 쓴 작품(?)이 어느덧 100편이 넘어 버렸다. 어쩌면 누군가 국궁과 관련된 시를 쓰기 전에 미리 선점해서 얼른 다 써 버려야겠다는 욕심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한편 생각해보면 시를 쓰게 된 이유는 내가 세상을 바꾸거나 변화를 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선한 영향력은 안고 살아야 하겠다라고 하는 개인적인 신념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활과 자연에 대해 주로 쓰다가 어느때 인가 부터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다. 결국 세상은 이미 신께서 창조하신 자연 속에서 인간의 활동이 빚어내는 변화무쌍한 힘에 의해 굴러간다고 볼때 사람의 이야기는 자연의 이야기 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에 대해 뭔가를 쓰다보면 긍정적이고 교훈적인 이야기, 감동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된다.
모든 작가가 그러하듯이 어떤 작품은 스스로도 매우 마음에 흡족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아픈 손가락 처럼 본인이 생각해도 미치지 못하는 졸작도 쓰게 마련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어느 하나 마음이 더 가거나 덜 가는 것이 없는 것을 보면 창작하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일종의 장인의식 같은 것도 생겼나 보다. ㅎㅎ 혹자는 어디서 베껴온 것 아닌가? 하는 물음을 하는 사람도 가끔 보았는데 아무리 아마추어 작가라고 해도 모방이나 표절의혹을 받는 것은 견디기 힘든 모욕이다. ㅋㅋ
가끔씩 습작이든 완성작이든 밴드에 올려 감성을 공유하는 행위는 전술했던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기 위함인데 다행히도 많은 도반들께서 공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새로운 창작활동에 동력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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