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인천 서구 현무정.. 본문
초삼중(初三中)..
일시 : 2013년 9월18일
장소 : 현무정(인천시 서구) , 가야궁 45파운드
음.. 그러고 보니 과녁을 한번이라도 맞춘 사정이 벌써 세군데(황학정,석호정,상암정)나 되는 구나 !! ^^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있을 평가습사에 대비해서도 부지런히 습사를 해야하는 다급한 처지이다. 황학정은 다른 사정과는 달리 습사시 최우선적으로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 거리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하지만 특히 좌우편차가 커서는 않된다.
황학정의 구조와 지리적특성을 감안하면 무겁터 우측에 위치한 통행로로 심심찮게 일반인들의 왕래가 있고 무겁터 너머로 유아교육원과 생활체육동호인들이 있어서 항상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따라서 신규입사자들에게는 모정에서 활을 내기 전 평가습사를 꼭 거쳐야 한다고 들었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사대에서 낸 화살이 무겁터 내 모래밭에 떨어지고 좌우로는 한관이상 차이가 나서는 않된다고 들었는데 자신은 있었지만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 추석연휴때 좀 열심히 습사를 하기로 했고 추석연휴전날인 18일 오전에 상암정에서 입사동기들과 야외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내일이 추석이고 집에가서 추석준비도 해야하니 무작정 활만 쏘고 있을 순 없다.
아쉬움은 산처럼 컸지만 어깨도 아프고 또 추석준비를 위해 한두명씩 자리를 뜨기 시작해 나도 서둘러 부모님댁으로 차를 몰았다. 미리 준비한 추석선물과 금일봉을 어머니께 드린 후 시간이 애매해서 뭘 할까 ? 고민하고 있었다.
추석은 바쁘긴 해도 남자들이 할일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갑자기 언젠가 본적이 있는 활터가 떠올랐다. 인터넷에서 본 활터 정보로 부모님 댁에서 도보로 10분정도 거리에 분명히 활터가 있었다. 인천시 서구 현무정으로 기억을 했는데 찾아보지 않아서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추석전날 딱히 할 일이 없는 형을 꼬드겨서 활쏘는거 보러 가자는 핑게를 내세워 서둘러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굳이 따라 나서는 조카들을 뿌리치지 못하고 모두 데리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활터로 차를 몰았다. 네비게이션으로 두번이나 돌았는데도 불구하고 도무지 활터의 행방을 알 수 가 없었다. 마치 누가 못찾아 오도록 활터를 꽁꽁 숨겨 놓은것 같았다. ^^
도저히 찾을수가 없어서 두리번거리다 뒤를 돌아봤다. 허걱 현무정이라 씌여진 철제대문을 봤는데도 여기가 활터라고 짐작조차 할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차를 몰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미리 사온 음료수 한박스를 드리고 황학정에서 왔노라고 인사를 한 다음 정간을 향해 조심스럽게 배례를 했다.
반갑게 맞아 주시는 사두님 이하 현무정 사원들에도 인사를 드렸는데 다음주 황학정 전국대회도 있고해서 반갑게 맞아 주신다. 이러저러해서 부모님댁이 지근거리고 해서 왔노라고 말씀드리니 준비해서 활을 내라고 말씀하신다. 노란 궁대를 매긴 했지만 이제 갓 올라온 신사라는 말을 누누히 강조하며 실력 없음을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할아버지 : 괜찮아 다들 신사지 뭐 ! 맘 편하게 쏴 !!
첫순을 내는데 현무정의 특성상 오른쪽에 언덕을 끼고 있어 바람이 없는데도 나는 그만 불을 내고 말았다. 반면에 바로 옆에서 각궁과 죽시로 무장한 그 할아버지는 벌써 2연몰기를 달성했다. (그 분은 나중에 3연몰기 달성 후 멋진 모습으로 사라지셨다. 쵝오 !!)
그럴리야 없겠지만 할아버지 눈치가 '이 친구 너무 편하게 쏘는 거 아냐 ? ' 혹은 ' 황학정이 라고 하더니 못 쏘는 구나' 이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엄청 불편했다. 더구나 형과 조카들이 보는 가운데 한 발도 맞추지 못하니 이거 체면이 영 말이 아니다.다행히 운시대가 있어 아까 쏜 화살이 금방 사대로 되돌아 왔다. 뒤에서 형이
"야 그래도 한발은 맞추고 가야지 "
가뜩이나 안 맞아서 긴장하고 있는데 부담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과녁을 향해 마음으로 쏘았다. 콰앙 번쩍 !! 그렇지 초시가 관중이다. 잠시뒤 두번째 화살도 과녁에 적중했다. 현무정은 관중이 되면 과녁 상단의 표시등에 불도 들어오고 고전께서 깃발을 흔들며 관중임을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주변을 흘깃 보니 아까 불 났을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것 같다.(느낌이 그런것이겠지만 ...... ^^) 이래서 활터에서는 활을 잘 쏴야 한다. ^^ 다시 세번째 화살을 날렸는데 뒤 나면서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다음으로 네번째 화살도 관중이 되었는데 정작 관중이 되고 나니 아까 세번째 화살이 너무 아깝다. ㅠㅠ 마지막 다섯번째 화살이 과녁 코앞에 박힘으로써 초삼중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초삼중이나 초몰기는 모정이 아니면 안 쳐준다고 하던데 ㅋㅋㅋ 그래도 상관없다. 비공식이지만 초삼중 한 경험과 실력이 어디로 가진 않으니까 ㅋㅋ 어쨌든 생애 첫 초삼중으로 기분이 엄청 좋긴 한데 다음순에도 삼중을 작렬시킬 자신은 없고 곧 실력이 뽀록이 날텐데 어떻게 하지 ? 고민을 하던 있던 중 ㅎㅎ
금새 조카와 형이 지루했는지 이제 그만 가자고 마구 조른다. 더 쏘고 싶지만 조카 때문에 못 쏘는걸(?)로 정리를 하려고 하자
사두님 : 벌써 가려구 ?
나 : 네 저는 조금 더 쏘고 싶은데 조카들이 가자고 보채니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사두님께 인사를 드린 후 정간배례까지 하고 깔끔하게 나와서 저 만치 가고 있는 중
사두님 : 이사람아 ! 활하고 화살은 가지고 가야지 ....
이래서 초짜는 아무리 숨길려고 해도 숨길수가 없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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