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삭회(朔會).. 본문
수줍은 달이 해와 별 사이로 숨는 날
활 꾼은 부린 활을 얹으며
점화(點火)된 열기를 느낀다.
잔칫집 마당에 쳐진 차일(遮日)위로
쏟아진 햇살이 안쓰러울 무렵
시관의 목소리보다
관중(貫中) 소리가 더 높고,
파란 가을하늘보다
살고가 더 낮다.
앞마당을 가득 메운 맛깔스런 음식과
잔치를 준비한 삭주(朔主)들의 정성이
활터의 긴장감을 어루만질 때
트집난 활을 도지개로 채우듯
맞추고 싶은 욕심도
그렇게 또 사그러 진다.
석양이 무겁을 비추고 정원 등 아래
낮게 깔린 테너의 노래 소리
뜨락은 이미 사람의 향기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삭회를 비집어 활터의 미래를 본다.
☞ 용어 해설
√ 삭회(朔會): 음력 초하룻날과 그믐날을 아울러 이르는 말. 황학정은 월례회를 삭회라 부르며 자랑스럽고 오랜 전통을 가진 활터의 잔칫날이다.
√ 부린 활 : 시위를 풀어 놓은 활. 보관을 위한 형태의 활.
√ 점화(點火) : 각궁 제작시 부레풀을 접착제로 사용하므로 습기에의해 접착부분이 떨어져 탄력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따뜻하게 건조 보관하는 것을 말함.
√ 차일(遮日): 햇볕을 가리기 위하여 치는 포장.
√ 트집난 활: 틈이 가거나 뒤틀린 활.
√ 도지개: 트집난 활을 바로 잡는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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