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삭회(朔會).. 본문

국궁(詩)/활터 풍속

삭회(朔會)..

활, 시리우스(弓痴) 2016. 5. 19. 16:07

수줍은 달이 해와 별 사이로 숨는 날

활 꾼은 부린 활을 얹으며

점화(點火)된 열기를 느낀다.

 

잔칫집 마당에 쳐진 차일(遮日)위로

쏟아진 햇살이 안쓰러울 무렵

 

 

시관의 목소리보다

관중(貫中) 소리가 더 높고,

파란 가을하늘보다

살고가 더 낮다.

 

 

앞마당을 가득 메운 맛깔스런 음식과

잔치를 준비한 삭주(朔主)들의 정성이

활터의 긴장감을 어루만질 때 

 

 

트집난 활을 도지개로 채우듯

맞추고 싶은 욕심도

그렇게 또 사그러 진다.

 

석양이 무겁을 비추고 정원 등 아래

낮게 깔린 테너의 노래 소리

뜨락은 이미 사람의 향기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삭회를 비집어 활터의 미래를 본다.

 

용어 해설

 

√ 삭회(朔會): 음력 초하룻날과 그믐날을 아울러 이르는 말. 황학정은 월례회를 삭회라 부르며 자랑스럽고 오랜                                         전통을 가진 활터의 잔칫날이다.

√ 부린 활 : 시위를 풀어 놓은 활. 보관을 위한 형태의 활.

√ 점화(點火) : 각궁 제작시 부레풀을 접착제로 사용하므로 습기에의해 접착부분이 떨어져 탄력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따뜻하게 건조 보관하는 것을 말함.

√ 차일(遮日): 햇볕을 가리기 위하여 치는 포장.

√ 트집난 활: 틈이 가거나 뒤틀린 활.

√ 도지개: 트집난 활을 바로 잡는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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