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新 黃鶴亭八景.. 본문

국궁(詩)/황학정(黃鶴亭)

新 黃鶴亭八景..

활, 시리우스(弓痴) 2021. 6. 28. 16:18

인왕(仁王)의 기슭에 뿌리를 내린
겹처마 너른 팔작지붕.


태곳적 흘렀던 용암이 식어
구비구비 암릉(巖陵)을 이루고


모과 향 배어 있는 두릅 군락에
비스듬히 기댄 정겨운 계단길.


무겁을 내려보는 마천루가
유리창 속에 들어 있다.


맵시를 뽐내며 다툼을 이어 가는
두 그루 목련 그늘 아래.


만년을 웅크린 감투바위를
비집고 드러누워 버린 와송.


목책을 따라 기웃거리며
사람을 기다리는 양반꽃(능소화).


수백 년 푸른 하늘에 수놓은
활꾼들의 셀 수 없는 살찌.







황학정 뒷편 약수터에 암각된 황학정 팔경은 당시 사원으로 추정되는 금암 손완근이라는 분이 쓴 시입니다. 황학정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상팔경을 본따서 지었다는 설이 있는데, 황학정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거시적인 풍광을 노래했다고 해서 비판적인 평도 있으나 어디까지나 시인의 눈에는 그리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필자는 황학정에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여덟 가지 경치를 한번 써 봤습니다. 벌써 입사한 지 8년이 다 되어 가네요. 오며 가며 정답던 활터의 풍광을 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 한가득 입니다. 구청에서 체험장을 만드는 공사를 한다고 하는데, 그나마 한국에 남아 있는 활터 중 조선 시대 활터의 원형을 간직한 이곳의 풍광을 해치지 않았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설계를 잘한들 결국 자연의 일부를 훼손할 것이 뻔한데 많이 아쉽네요. 정말 중요한 것은 족보에도 없는 체험장이 아니라 활터를 이루고 있는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활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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