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지화자살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도초조해 하거나 아쉬워 하지 않고담담하게 설자리를 벗어 날때 부터......,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탄탄한 줌손과 부드러운 발시소리일정한 한과 한 결 같은 통.탄착점은 언제나 같은 자리였다.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궁금한 것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지치지 않는 열정과 부지런함.노력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란 강한 믿음.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여무사가 날린 마지막 화살이우아한 살찌로 날아갈 때과녁에 무슨 일이 생길 것 인지.....,하지만,나는 여전히 알 수가 없다.얼마나 좋을까? ※ 용어해설 ☞ 지화자대 : 한량대라하기도 하며 한순중 마지막 5시를 말하고 한량들이 이를 중시하여 한량대 라 하였다. 4시 까지 불이어도 5시를 맞추면 기생들이 지화자를 ..
활은 믿음입니다. 겨냥한 대로 날아가고 부족한 만큼 빗나갑니다. 맞지 않으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활은 소망입니다. 맞추고자 하는 간절함이 넘쳐 몸에서 살이 떠난 후에도 마음만은 놓치 않습니다. 활은 사랑입니다. 부린 활은 무엇이든 보듬는 모양새 입니다. 모양 자체가 사랑입니다. 활은 우주입니다. 얹은 활은 풍만한 여성의 상체를 닮았고 부린 활은 건장한 남성의 가슴통 같습니다. ※ 용어해설☞ 반구저기(反求諸己) : 잘못을 자신(自身)에게서 찾는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남의 탓을 하지 않고 그 일이 잘못된 원인(原因)을 자기(自己) 자신(自身)에게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의미(意味). ☞ 부린활: 시위를 풀어놓은 활.☞ 얹은활(張弓) : 시위를 걸..
살 에는 추위에 옴짝달싹 사색(死色)이 되어 버린 과녁 위로 밤새 살포시 내린 눈이 켜켜이 이불솜을 널었네. 온 몸을 싸고 매고 호호 손을 불면서 한 배 가득 당기고 놓으니 순간 멈춰버린 영원(永遠). 촉바람에 오색바람에 설 쏜 살이 간신히 굽통 쑤시니 소스라치게 놀란 과녁. 속절없이 이불솜만 주저 앉는다. 설자리 위 언발 줌통 잡은 곱은 손 이마 바로 선 높바람 목덜미를 파고드는 동장군의 엄포를 피해 급히 사우회관 속으로 몸을 숨긴다. ※ 시 해설눈이 많이 내리는 날 새벽에 활터에 가면 밤새 쌓인 눈이 솜 이불 처럼 널려 있다. 새벽습사의 첫 화살에 홍심을 드러내는 놀이를 '눈털기'라고 했다. 신사 때 사범님과 함께 '눈털기'에 나섰던 그 열정을 되찾고 싶다. ^^~※ 용어해설☞ 굽통 쑤시다 : 화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