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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모처럼 황학정에서 습사를 했다. 지난 여름 덥기도 많이 더웠고 아직 어린 아들을 Care하다보니 자주 활터에 나가지도 못하고 결국 습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한 4~5개월만에 사물함에 들어 있는 활을 꺼내니 활이 왜 이제 왔냐고 앙탈을 부릴줄 알았는데 심하게 삐졌는지 이전과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너무 오랜만에 하는 습사인지라 첫 순에 불을 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통은 바로 섰는데 대부분의 살이 과녁 위로 넘어갔다.써야할 힘을 안쓰고 비축을 해서 일까? 힘이 넘쳐난다. 다시 사대에 서서 배운 기억을 토대로 자세를 가다듬어 가며 습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서서히 시수가 올라오고 연 3중을 때리며 실력(?)이 서서히 발현되는 듯 했다. 마침 그 즈음에 1,3,5 2,4,6 으로 편사를 하자고 하니 ..
지난 주말 4월1일 제가 활을 내고 있는 국궁1번지 황학정에서 열린 491회 삭회(월례회)에서 장원을 했네요.^^~ 몇 년전 동기 골프 대회 왕중왕 우승상금으로 산 화살로 국궁대회에서 장원을 했습니다.ㅎㅎ 받은 상금으로 육아서적 사오라는 마눌님의 엄명(^^~)을 받들어 이따 오후에 교보문고 가보려고 합니다.ㅎㅎ 이런게 창조경제(?) 아닌가요? ㅋㅋ 사실 그 날 국궁과녁에 풍선을 달아 놓고 맞추기 이벤트가 있었는데 제가 맞춰서 부상으로 꿀도 한통 받았답니다.
황학정에서 활을 배운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가는 시점인 4월19일 오후 5시 55분경 기다리고 기다리던 초몰기의 영광이 내게도 찾아왔다. ^^ 시간도 의미가 있는 것이 5시55분에 국궁교실 5기 5번째로 5시5중을 달성했으니 의미있는 숫자 5가 여러번 겹친 진기록이다. ㅎㅎ 그 동안 황학정 시지에 기록된 4중 기록만 십여차례 되는 가운데 유독 한발의 화살이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5시5중이 무산되어 사람 애를 태우더니 마침내 들고나간 5발의 화살을 모두 명중시키는 짜릿한 기쁨을 맛 보게 된 것이다. 국궁을 배우게 되면 처음 과녁에 화살을 맞추는 초일중과 세발의 화살을 맞추는 초삼중 그리고 다섯발의 화살을 모두 맞추는 초몰기를 한 신사에게 축하를 해주는 전통이 있다. 그중에 단연 초몰기를 으뜸으..
첫번째 관중(貫中)일시 : 2013년 7월6일장소 : 황학정 145미터 몰래 연애하다 덜컥 애가 들어선 처녀의 당황스러움과 놀라움 처럼 관중(貫中)이 나에게 일어나버렸다. 고전 초소 위에 설치된 슬리브타켓(Sleeve Target)을 보니 바람이 뒤에서 약간 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세발의 화살을 허무하게 허공에 날린 나는 마음을 고쳐 먹었다. 이래도 않되고 저래도 않되니 마음을 굳게 먹고 평상심을 유지하자 !! 가능한 마음을 비우고 지사를 하기로 굳은 결심을 했다. 천천히 시위를 당기고 만작에 이르고 난 후 마음속으로 다섯을 세고 마지막 용을 쓰기 시작했다. 피융 !! (아! 이게 관중이구나) 사실 골프공도 클럽 헤드에 맞는 순간 이 공이 얼마나 잘 맞았는지 또 어디로 갈건..
1976년 12월 21일 충청북도기념물 제4호로 지정되었다가 2008년 7월 9일 명승 제42호로 변경되었다. 탄금대는 본래 대문산이라 부르던 야산인데, 기암절벽을 휘감아돌며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과 울창한 송림으로 경치가 매우 좋은 곳이다. 탄금대란 신라 진흥왕 때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 중 하나인 우륵(于勒)이 가야금을 연주하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출처:네이버] [탄금대 열두대] 윗 글의 소개와 같이 탄금대는 대문산을 중심으로 남한강 상류와 달천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으며, 기암절벽에 송림이 우거져서 남한강과 조화을 이뤄 가히 절경이라고 할 수 있다. 552년 신라진흥왕 13년 가야국에서 우륵이 가야금을 들고 신라에 귀화하는데 이를 어여삐 여긴 진흥왕의 배려로 충주에서 살게 되었고 남한..
겨울철 포항의 유명한 특산물 과매기의 어원은 관목어(貫目漁)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원래는 청어를 건조시켜 기름기를 빼고 겨울철에 먹던 풍습이었다.하지만 점차 청어의 어획량이 줄어들자 꿩대신 닭이라고 꽁치가 그 대용품이 되었으나 눈을 꿰어 말리던 습관은 그대로 계승되어 오늘날 과매기의 원형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다시 말해서 어류의 눈을 꿰어(貫目) 건조시킨 해산물이 과매기란 말이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양상을 지닌 관이(貫耳)라는 형벌이 우리 역사속에 있다. 관이(貫耳)란 군령을 어기거나 적과 내통한자와 같이 대역죄를 지은 죄수를 목베어 효수하기 전에 양쪽 귀에 화살을 꿰어 조리를 돌리는 방법이다. 조리를 돌린다라는 의미는 죄를 지은 사람을 벌하기 위해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는 말이다. 덧붙여 조리돌림이란..
설자리(射臺)에 대한 고찰.. 전통적인 국궁에서 사용하는 말은 순 우리말이 유난히 많이 남아 있다. 통상 한량들이 활을 쏘기 위해 늘어선 단을 사대(射臺)라고 하는데 순 우리말로는 '설자리' 라고 한다. 그럼 우리 조상들은 사대(射臺)를 왜 '설자리'라고 표현했을까 ? 설자리라는 표현은 다음과 같은 분석이 가능하다. '서고 싶은 자리'라는 욕망이 담겨 있고 '서야 할 자리'라는 당위와 의무가 내포되어 있다. 더불어 앞으로 '설 자리' 즉 영어식 표현방법인 시제로는 미래를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설자리라는 표현은 미래지향적인 희망과 당위로 해석이 가능하다. ^^ 이와는 다소 반대개념인 '선자리'는 다분히 더 이상의 욕망이 없는 안분지족의 상태이고 굳이 시제로 표현하자면 완료형 표현이다. 과거완료 혹은 현재완..
우리말에 범아귀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의 사이를 콕 찝어 범아귀(虎口)라고 한다. 이 글은 손의 특정 부위를 지칭하면서도 손과는 전혀 상관없이 범아귀(虎口)라고 표현하는 이유를 활에서 찾아 보기 위해 씌여진 가설이다. 다시말해서 현대에 이르러 순 우리말이 많이 사라진 지금 그나마 순 우리말이 많이 남아 있는 활 문화에서 범아귀의 유래를 추적해 보고자 한다. 손뼉(손바닥과 손가락을 합친 전체 바닥)이나 손샅(손가락 사이를 나타내는 말)처럼 손의 특정부위를 지칭하는 순 우리말이 손을 포함하고 있는 것과 달리 뜬금없이 범아귀로 표현된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의 사이가 혹시 활 몸체를 잡는 줌손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 ? 혹은 화살의 오늬가 깍지손 범아귀에 걸쳐서 이런 표현이 유래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