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좋아하는 일이 같아서인지 남 인데 남 같지 않은 이. 설자리에 나란히 서서 같은 목표를 향해 쏘다. 오가며 스치는 눈 웃음이 지촉(知鏃)의 느낌으로 남는다. 종잡을 수 없는 활터의 바람 말고 사우(射友)의 마음을 읽어라! 오색바람 촉바람이 불어도 정심(正心)을 안고 함께 가는 우리는 온새미로 한통속이어야 한다. ☞ 오색바람 : 방향을 알 수 없이 불어오는 바람. ☞ 촉바람 : 과녁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 지촉(知鏃) : 만작 상태에서 화살촉 ‘상사’ 부위가 줌손의 구부린 엄지손가락 첫마디와 닿는 느낌 ☞ 온새미로 :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생긴 그대로. ☞ 한통속 : 서로 마음이 통하여 모이는 한패나 동아리를 가리키는 말.

[결혼 5주년을 기념하며..] 반으로 쪼개진 대나무(桶兒) 속에 길이마저 반쪽인 애깃살(片箭) 분명 쏜 것 같은데 안 쏜 것 처럼 보인다. 천 보 밖의 적(敵)은 그 궁금증을 미처 풀지도 못하고 스러진다. 모자란 반쪽 둘이 만나 천 보를 날아간다. ※ 용어해설 ☞ 통아(桶兒) : 짧은 화살을 쏠 때에 화살을 담아서 활의 시위에 얹어서 쏘는 가느다란 나무통으로 화살은 이 통 속을 거쳐서 나가고 통은 앞에 떨어진다. 이것은 원통의 대나무를 사선으로 깎아 만들었다. ☞ 애깃살(片箭) : 편전은 일반적인 화살인 장전(長箭)에 비해 길이가 매우 짧은 화살을 뜻한다. 편전은 우리말로 애기살이라고도 부르며, 이를 번역해 동전(童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동전(童箭)·변전(邊箭)도 편전의 다른 이름이다.

죽시(竹矢)에 붙이는 깃은 꿩의 깃털로 만들어 살(矢)은 마치 꿩이 머리를 틀어 박듯 푸른 하늘을 날다 냅다 떨어진다. 꿩 치(雉)자가 화살 시(矢)를 품은 이유다. 새장에 가두어도 길들여 지지 않는 꿩 처럼 활쏘기엔 타협이 없어야 한다. 활쏘기를 마친 후엔 꿩 구워 먹은 자리처럼 마음 속의 앙금이 없어야 한다. ※ 용어해설 ☞ 앙금 :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개운치 아니한 감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꿩 구워먹은 자리 : 어떠한 일의 흔적이 전혀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