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國弓), 그 치명적인 유혹..
한 가닥 외줄 끝에 힘겹게 매달려 풍랑(風浪)속 조각배 마냥 위태롭게 건너오네. 전생에 지은 죄가 무엇이길래 수 만번 같은 길을 오가도 멈출 기약(期約)은 없어라! 님이여 ! 행여 살 날러 갔다 돌아 오는길이 다소 힘에 부치더라도 떨어진 화살만 담지말고 활터의 옛 영광도 다시 담아 오소서. ☞ 용어 해설 √ 살날이(運矢臺) : 무겁에서 주운 화살을 사대까지 보내는 기구.
산뽕나무 베어다 활짱을 만들고 휨세 좋은 대(竹)는 잘 켜서 아랫장 윗장에다 붙이고 물소 뿔 덧대어 쇠줄로 갈고 다시 또 다듬고 소 한마리 두 덩이 쇠심줄. 어지간히 질긴 놈을 한 올씩 찢어내어 일곱겹을 입혀내고 활짱 안팎엔 자작나무 껍질 말려 붙이고 각궁(角弓) 한 자루에 올라탄 소 세 마리를 민어부레풀이 힘겹게 붙들고 있구나. ☞ 용어 해설 √ 각궁(角弓) : 전시 수렵용과 연악 습사용(嘗樂習射用)의 2가지가 있으며 전시 수렵용의 재료는 뽕나무, 물소뿔, 소힘줄, 실, 민어부레풀, 옷칠 등의 6가지 재료를 사용하며 연악 습사용은 뽕나무, 소힘줄, 소뿔, 민어부레풀, 대나무, 화피(樺皮) 등의 7가지 재료로 만듦. 후궁(帿弓), 장궁(長弓)이라고도 하며 힘의 세기에 따라 강궁(强弓), 실중력(實中力),..
한 순 내고 숨 돌리며 한천각(閑天閣)에 앉아서 화살을 기다린다. 한천각에 앉아 바라보는 목멱산(木覓山) 기둥과 대들보 사이로 박제(剝製)된 과거와 공존(共存)하는 현재가 가감 없이 투영(投影)된다. 능선을 따라 불쑥 튀어나온 감투바위와 가파르게 달아나는 샛길 그 길 옆에 걸 터 앉은 바위군락 살짝 고개를 들면 마천루(摩天樓)와 맞닿은 하늘아래로 촌스런 과녁 삼형제가 주인인 양 똬리를 틀고 무겁을 차지하고 있다. ☞ 용어 해설 √ 한천각(閑天閣): 황학정 내에 있는 작은 정자. √ 목멱산(木覓山): 남산의 옛 말. 한천각에서 보면 남산이 한 눈에 보인다. √ 감투바위: 한천각 앞에 튀어 나와 있는 바위. √ 무겁: 개자리와 같은 말. √ 개자리 : 과녁 앞에 웅덩이 등을 파고 사람이 들어앉아서 살의 적중..